한때는 PC 바탕화면이 숭례문이었습니다. 불타기 전의 숭례문이었지요. 찍힌 각도가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그러니깐 숭례문 바로 앞의 10층 건물위에서 찍은거 같은, 전문가분의 그런 사진이었습니다.
딱히 숭례문이 좋다기보다는 빌딩 사이에 기와가 멋들어지게 놓인 구도가 마음에 들어 바탕화면으로 사용하고 있다가, 홀랑 다 타고 한동안 멍한 상태에서 바탕화면으로 최장 수명을 이어갔었더랬지요.
그러다 전에 덕수궁 관련 책을 읽으면서 숭례문 얘기도 좀 찾아보고 하다보니 왜 일제가 숭례문은 그대로 남겨두었는지, 왜 성곽이 그 모양인지 참으로 아쉬운 역사를 알게 됐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숭례문이 아닌 남대문으로 쓰다가 자꾸 백스페이스를 누르고 있습니다. 겨우 30년의 지배인데 100년이 넘게 여파가 남아있군요.
저녁에 산책으로 한바퀴 돌다가 숭례문까지 가게됐는데 밤이라 그런지 약간의 중국인 관광객 몇명과 지킴이분 두서명이 계시더군요. 새로 다시 만들어지고 옛스러움이 조금은 사라졌지만 옛분위기와는 다른게 느껴졌네요.
양쪽으로 사다리꼴로 짤린 성곽보다가 정상적인 형태의 성곽을 보니 원래 수도의 문이라는게 새삼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그냥 파리의 개선문 같이 기념물 느낌이었는데 말입니다. 일제도 같은 의미에서 남겨두었겠지요.
아무튼 사람 없는 밤에 고요히 불을 밝히고 있는 새로운 숭례문은 조선이 있었고 강점기가 있었고 지금 우리가 이땅에 살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줍니다.
지구의 모든 건축물들은 우주나 지구생물입장에서는 아무 관심이 없는, 단지 인간이 만들어낸 부산물에 지나지않는 그냥 돌덩이나 나무들이지만 인간이 살아있었다는 흔적을 표현하였기에 의미가 있나봅니다. 인간만이 느끼는 쓸데없는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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