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점심시간에 산책으로 자주가던 곳이 덕수궁이었습니다. 다른 궁들과 달리 따로 떨어져있거나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진 그런 곳이 아니라 규모도 작아서 흡사 강남의 도산공원 같은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이지요.
물론, 도산공원과 크기를 비교 할순 없지만 왠지 그냥 한옥의 앞마당 같은 참 거부감이 없었지요. 도서관에 책 보러갔다가 우연히 디스플레이용으로 꽂혀있는 덕수궁이라는 책의 표지를 보고선 바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책은 그리 두껍지않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덕수궁이 본격적으로 우리 역사에 드러난 대한제국시기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덕수궁 건물자체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건물과 지리의 역사이지요.
이런 점이 너무 맘에 들어, 항상 보고 있어서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던 그 덕수궁의 역사가 너무나 새롭고 마음이 아픕니다. 아픈 역사도 역사이니깐 다시 덕수궁을 알게 됩니다.
이름의 변천사는 둘째치고 크기변경과 대문의 위치변경까지 많은 굴곡을 안고 우리 곁에 있는 한 국가의 집은 일제의 의해 해체되고 공원화되어 앞에 말했던것처럼 공원같은 아늑한 느낌을 가지게 됐군요.
이런 것도 다 계획의 일부였다니, 그 시대 사람들의 기분은 어떠했을까요. 국모가 죽고 황제가 죽고 나라를 빼앗기고. 자 다시 책이야기로 돌라와서.
책은 그 당시의 지도와 설계도, 사진까지 보여주며 현실감있게 역사를 말해줍니다. 지루하지않고 오히려 좀 더 많이 보여주고 얘기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까지 느껴지는군요.
게다가 중간중간에 최근에 끝난 대한제국황실사진전의 사진도 거의 그대로 다 보여주면서 시대의 역사이야기도 곁들여줍니다. 요즘에는 덕수궁에서 프라하 미술전을 하는군요.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최소한 1년에 한번은 덕수궁 앞을 지나가실꺼라고 생각하며 대한문의 위치가 왜저리 어정쩡하게 있고 한 국가의 궁인데도 왜이리 작을까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인터넷에도 충분히 자료가 나오지만 옛 사진들과 전문적인 이야기가 섞여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따로 소장용으로 구매할 생각마저 드는군요. 정식제목은 '덕수궁 : 시대의 운명을 안고 제국의 중심에 서다 ' 입니다.
제목만 알았던 옛날 책들, 고전톡톡 (0) | 2013.03.16 |
---|---|
우리가 사랑했던 베스트셀러 30년 (0) | 2013.02.09 |
2012 올해 읽은 책들 (0) | 2012.12.30 |
20세기 한국소설 43 (0) | 2012.12.22 |
황제의 역사교과서, 자치통감 산책 (0) | 2012.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