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에 대한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글을 고우영 삼국지로 배웠다 싶을 정도로 애기때부터 그림책 삼아 고우영 삼국지 단행본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크면서 그 옆에 있던 고우영 수호지 단행본도 건들기 시작했지요. 그러나 조금 야하다는 이유로 부모님께선 책장 제일 위에 올려두셨는데 그게 뭐라고 항상 책장을 사다리삼아 올라가서 몰래 보곤 했습니다.
고우영 수호지 첫 단행본이 나왔던 어느 79년도의 일이었습니다. 꼬맹이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호기심에 매일 책장등반을 하곤 했지요. 일간스포츠에 연재하던 수호지를 단행본으로 묶어서 발행하기 시작했었지요. 그때는 그렇게 신문에 연재하던 만화를 단행본으로 보곤했습니다. 그리고 그 단행본은 6권이후로 지금까지 소식이 없지요. 완결을 못하시고 대한민국의 역사에 휘둘리다가 이제는 자리에 안계십니다.
너무나 고우영 화백님이 그립지만 이 또한 하나의 역사이기에 그렇게 간직하지만 세월이 흘러 수호지의 끝을 보자고 시간나는대로 수호지를 보기 시작했지요. 조금 게을러서 시중에 나와있는 10권짜리 수호지들을 보기엔 부담이 되었지요. 그래서 몇년전엔가 포켓북 수호지를 구매해서 보니 내용이 딱 반이더군요. 고우영 수호지도 6권까지 조개가 죽기전까지 딱 반이었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한권으로 읽는 수호지를 미리 목차를 봐가면서 전체 이야기인걸 확인한 후에 읽기 시작했지요. 전체적인 풀스토리를 알아간다는 뿌듯한 마음에 큰 기대는 아니지만 나름 호기심이 최고치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완결이전에 독서의 의미가 꺽이는 불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오타의 허용치이상과 그로인해 문장의 뜻마저도 변질되는 구조였습니다.
초반에 뇌횡, 노횡, 뇌힁, 노힁 의 오타가 한문장에 다 나온다면 믿으시겠어요? 그후 손립, 손림은 마무리될때까지 나오더군요. 신행태보 대종은 신태행보라고 나와서 제가 잘못알고있나 확인까지 해야했어요. 게다가 A가 B를 이용해서 C를 죽이다라는 문장이 B가 C를 이용해서 A를 죽이다라고 나오니 미리 내용을 알지 못했더라면 이거 어떻게 확인했을까요. 그러다보니 흥미가 확 떨어지더군요.
제가 모르고 있는 조개 사후의 내용부터가 개인적으로 진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정신차리고 신뢰성은 없지만 그렇게 상상하며 책을 보았지만 대부분의 후반부가 송강이 누구누구 두령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서 누구누구를 이겼다 라고 거의 끝을 맺습니다. 정말 수호지 원본이 그런건지 한권으로 만들려니 다 줄인건지 모르겠네요. 책자체는 글씨도 조금 큰게 약간 중고등학생용 대상인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더 반가웠는데 속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풀스토리는 알게되었지만 그 아기자기한 세세한 내용은 모르니 오히려 10권짜리 수호지들을 한번 봐야겠다라는 결심이 드는군요. 그래도 옛이야기로써 이렇게 잘짜여지고 많은 사람들이 세월을 초월해가며 읽힌다는건 그만큼 재미있다는 것이겠지요. 나중에 언제 시간나면 진짜 이야기를 차근히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한권으로 읽는 수호지를 만든 출판사는 기억해두겠습니다.
제주학개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7 (0) | 2012.11.09 |
---|---|
일생에 한번은 독일을 만나라 (5) | 2012.10.21 |
아무것도 아닌 그러나 모든것인 그곳, 십자군이야기3 (0) | 2012.06.26 |
중세산책, 독일중세인들의 삶 (0) | 2012.03.08 |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 에코컬렉션 (0) | 2012.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