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해도 평소와 다름없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일텐데 왜 이런걸 할까하고 생각하면서도 열심히 책모아 사진찍고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냥 책이 좋아서라고 핑계를 댑니다. 자, 나름 한해 읽은 책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주섬주섬 모아봤습니다.
구매기준이 아니라 책을 다 읽은기준으로 하다보니 예전에 구입한 책도 있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제외하고 모아보니 생각보다 별로 안되는군요. 만화책 빼고 12권. 한달에 한권 읽었네요. 책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책도 안 읽고 딴 짓을 많이 했나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이상하게 가운데 배치한 두권의 책이 있습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고 할까요. 오랜만에 구수한 입담으로 돌아온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 입니다. 책은 자꾸 읽으면 그 다음이 궁금해져야하는 흥미진진함에 최고를 맞추기 때문에 아주 그 취지에 어울린다고 해야할까요. 재밌고 유쾌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떡 누워있는 한중록. 아마 제 인생 최고의 책들 중에 하나로 포함된다고 할 정도로 올 한해는 이 책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따로 설명은 필요없을것이고 그 시대의 생각과 분위기를 더없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작고 얇지만 삼국사기의 알짜배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이태준의 문장강화로 글자체에 더 관심이 쏠려 지금은 이태준의 단편소설들을 읽고 있습니다. 창비의 단편소설모음집으로 올해는 성석제나 한강같은 요즘작가들의 초기 단편들을 봤는데 국내작가의 작품들에 빠져가는 시작단계라고 봅니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으로 머릿속에 떠다니는 조선시대를 정리했으며 사다리걷어차기로 경제전문서적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네요. 그전까지는 경제입문서들만 잠깐씩 보곤했는데. 그리고 십자군이야기로 항상 궁금했던 역사의 가려운 부분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으로 근대 아시아역사의 공통적인 입장을 보기도 했고, 국화와 칼, 패배를 껴안고 같은 두툼한 책으로 일본을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 결코 책 두께가 두껍지않게 전문적이면서도 술술 풀려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오른쪽의 파이브스타스토리 리부트로 오랜만에 FSS에 불을 지폈지만 막판에 6권이 내년으로 연기돼서 FSS의 작가 마모루나가노는 팬들을 또 감질나게 하는군요.
내년에 구매해서 볼 책들의 리스트가 벌써 꽉차기 시작했는데, 현재 읽고 있는 책들만으로도 내년 상반기는 훌쩍 지나갈 것 같네요. 아무것도 안하고 죽을때까지 그냥 책만 봤으면하는게 꿈인데.. 그런 꿈은 안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