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역사책 읽기를 좋아하면서도 그동안 읽은 책을 주욱 보면 국내 역사책들의 2/3이상이 조선왕조군요. 게다가 머릿속으로 정리잘되게 시대순으로 책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분적으로 관심있는 사건중심이라 어느정도 계보가 필요하다는 조건하에 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깊게 서술한 책이 아니라 어느정도 윤곽만이라도 제대로 정할 수있는 책을 골라봤지요. 대중화의 기본으로 일찌감치 유명해진 '한권으로 읽는' 시리즈의 박영규님 작품을 골랐습니다. 좀 두껍지만 한권에 각 왕조의 실록을 모아둔것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과 고려왕조실록을 두고 어떤거부터 먼저볼까 생각했지요. 조선이 고려와 별개의 나라가 아니라 고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왕조라는게 어느정도 중첩되어 그래도 조금 더 알고있는 조선왕조실록보다는 문헌이 별로 없어서 실록자체가 있는지도 몰랐던 고려왕조실록을 먼저 보기로합니다.

조선왕조는 예전 국사시간에 태정태세문단세... 로 시작되는 계보외우기부터 시작하여 세계유산으로 지정될만큼많은 문헌이 남아있어 더 많이 옛사람들의 생활을 알 수 있지만 고려는 고려사절요, 고려사 등 조선에 비하면 문헌이 적어 잘 알려지지않았죠. 오히려 그전 삼국시대를 더 많이 알고있으니깐요.

그래도 고려는 내적보다는 외적으로 강인한 국가였고 고대에서 제대로 중세로 옮겨지는 과정의 국가라 항상 마음속으로 애뜻하게 느껴지는 나라였습니다. 그런데도 언론이나 자료에서 조선쪽에 많이 밀리다보니 신경을 많이 못쓰고 지나왔죠.

책은 왕조실록이기때문에 왕족순서대로 가족계보 중심으로 서술해나갑니다. 각부인들과 주변 친인척 그들과 왕과의 관계등 인맥중심에서 각 시대 사건들까지 같이 나열해갑니다. 진짜 이 한권으로 고려 500년의 시간을 좌악 머릿속에 풀어헤쳐놓는듯한 느낌입니다.

다만, 그 장대한 시간의 역사를 한권에 놓자니 책은 두꺼워지고 각 글자는 양옆에서 눌른듯 세로로 길어져보이는 효과까지 보이면서 조금 지루하거나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래도 이 한권을 읽고나면 굉장히 뿌듯하며 500년을 살아온듯한 세월이 느껴집니다. 바로 조선왕조실록까지 보고싶군요.